언어의 정의
언어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언어는 인간을 특정 짓는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누가 무엇이라고 하던지 사람과 동물을 구분 짓기 위한 인간의 특성은 '언어'라고 말할 것입니다. 사람은 언어를 이용하여 생각하고, 언어를 통해 사회생활을 영위합니다. 언어가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유명한 로빈슨 크루소의 사례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에 홀로 낙오되었던 동안 대화 상대를 찾을 수 없어 매우 고독해 했습니다. 그는 섬의 앵무새 혹은 데리고 온 개를 말벗으로 삼으며 생활을 이어 나갔습니다. 게다가 스스로 묻고 답하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일기를 쓰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상으로 신이나 아버지와 대화를 시도하면서 끊임없이 의사소통의 통로를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식인종에게 잡혀온 흑인을 구해주게 됩니다. 그 이후부터 로빈슨 크루소는 그 흑인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며 소망하던 진정한 대화를 하게 됨으로써 의사소통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외로움과의 전쟁에서 결국 승리하게 됩니다.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에게 있어 제일 중요한 요소는 언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어의 기능을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의사소통 기능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언어를 의사소통의 수단으로써만 본다면, 고양이, 침팬지 등이 의사소통 수단으로 쓰는 다양한 몸짓도 언어라고 지칭할 수 있을까요? 또, 고대 전쟁처럼 국가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알리기 위해 쓰인 봉화나, 깃발 신호, 달리기의 시작을 알리는 총소리 등도 언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은 의사소통의 수단으로는 쓰일 수 있을지라도, 언어의 형태로 볼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언어와는 달리 소리로 표현되지 않거나 소리로 표현된다고 하더라도 모음과 자음으로 나누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대상으로 삼는 언어는 아래와 같은 4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언어의 특징 1 : 언어는 최소 단위로 분절됩니다.
문장은 물리적인 연속체이지만 언어 이용자들에 의해 일정한 규칙에 따라 분절되어 인식됩니다. '철수는 품성이 바르다'라는 문장은 '철수는'과 '품성이 바르다'로 분절되고, '철수는'은 '철수'와 '는'으로, '품성이 바르다'는 다시 '품성이'와 '바르다'로 나누어집니다. 이는 또다시 '품성'과 '이', '바르-'와 '-다'로 각각 나누어집니다. 이들은 다시 각각의 모음과 자음으로 분리됩니다.
언어의 특징 2 : 언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됩니다.
언어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아무런 변화도 없이 그대로 전해 내려올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현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는 '잔나비'나 '즈믄'이라는 단어 대신 '원숭이' 혹은 '천'이라는 낱말을 사용하고, '놀이'나 '벗'이라는 표현보다는 '게임' 혹은 '친구'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귀다'라는 단어도 떠올려 보세요. 이전에는 '친구를 사귀다' 등에 사용되어 '가깝지 않던 이와 가까워지다, 친해지다.'라는 의미로 사용됐지만, 현대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연인 관계를 맺다'라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렇듯, 언어는 시간이 흐르면서 뜻 혹은 소리가 변하거나, 있던 말이 없어지거나 새로운 말이 창조되기도 합니다. 언어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언어의 특징 3 : 언어는 사회 구성원들 간의 약속입니다.
아래 퀴즈를 풀어보세요.
- 이것은 무엇일까요?
- 이것은 빨간색입니다.
- 이것은 꽃입니다.
- 이것은 가시가 있습니다.
- 이것은 사랑을 상징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습니다.
위 퀴즈의 답으로 모든 한국인들은 '장미'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장구'나 '해미'라고 답하지 않고 '장미'라고 답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간에 '장미'라고 부르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약속은 사회적인 약속이기 때문에 어떤 한 개인이 임의적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이렇듯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간의 사회적인 약속인 것입니다.
언어의 특징 4 : 언어는 체계적인 구조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외적으로는 무분별하게 이루어진 무질서한 집합체 같지만, 사실 내적인 구조를 자세히 관찰해보면 일련의 일정한 구성 요소들로 이루어진 체계적인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철수, -다, 는, 품성, 좋- |
위처럼 마구잡이로 섞여 있는 언어 요소들을 이용해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 봅시다.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정확한 문장은 '철수는 품성이 좋다'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위 언어 요소들의 결합 순서를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위 문장에서 '품성'은 '는', '이, '좋-', '-다' 등의 요소들과는 치환될 수 없고, '기억력', '성격', '추진력', '먹성'과 같은 요소들로는 교체될 수 있습니다. '좋-'은 '품성', '이', '는', '-다'등과는 치환될 수 없고, '나쁘-' 와는 교체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가 벌어지는 이유는, 문장에서 담당하는 '기능'이 동일할 때만 같은 위치에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언어는 질서 없이 나열된 집합체가 아니라 체계적인 구조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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