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국어에 대한 역할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제2언어 습득자가 직면하는 장애물의 대다수가 학습자들의 모국어 영향일 것이라는 가설이 대부분이었다. 제2언어와 모국어가 다른 곳에서 모국어는 제2언어의 학습을 방해하게 되고, 제2언어와 모국어가 비슷한 곳에서는 모국어가 제2언어 학습에 도움을 준다고 가정하였고, 이를 언어 전이라고 지칭하였다. 모국어와 제2언어 사이의 동질성이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 이 둘 사이의 다른 점이 부정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교사들은 부정적 전이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방해의 영역에 관해 그들의 교수법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교사들은 이러한 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실습에 몰두할 것을 권고받기도 했다.
그 이후 제2언어 습득 장애 영역을 확인하기 위한 일환으로, '대조 분석 가설'이라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이 가설은 학습자의 모국어와 제2언어 사이의 언어적 상이점을 확인하여 특정 제2언어 습득자가 맞닥뜨리게 되는 장애를 예측할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제시되었다. 그래서 두 언어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고 두 언어 간의 비교가 진행되었다. 모국어는 다른 제2언어의 특징들이 이러한 문제를 형성한다고 여겨졌고,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교수요목에서 대대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다.
대조분석가설이 경험적 조사를 수반하지 않았던 것은 1960년대 후반까지이다. Burt와 Dulay(1973) 등의 연구자들은 학습자의 오류가 모국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는가? 등의 연구를 통해 제2언어 습득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전이에 대하여 큰 의심을 갖게 되었다. 문법적 오류의 많은 부분이 모국어 간섭현상으로 설명될 수 없었던 부분이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인해, 모국어의 역할에 대한 주목이 줄어들고, 대조 분석 가설의 인기 또한 사그라들었다.
그렇지만, 초기의 경험적 연구에 의해 해결되지 않고 방치된 문제들이 많이 남겨져 있었다. 특히 전이 외의 모국어 영향에 대한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전이 가설은 언어학습이 연습과 강화를 통해서만 발달할 수 있는 연속된 습관이라는 단편적 관점에만 초점을 두었다. 이와 같은 언어 학습에 대한 관점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모국어의 오래된 습관이 '새로운' 신선한 언어 학습에 끼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이유로, 제2언어의 오류가 모국어의 간섭현상 결과가 아님을 증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모국어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언어 학습에 도움을 줄 것이다. 예를 들자면, 제2언어 학습자는 모국어의 규칙을 제2언어에 전이시키지 않을 것이나, 모국어에 없는 규칙을 사용하는 것을 피하게 될 수 있다. 혹은 언어 전이가 특별한 상황에서만 일어나기 위하여 모국어와 제2언어 사이의 차이점이 유발하는 방해로 인한 언어적 제한이 있을 수 있다. 혹은 학습자들이 그들의 언어 수행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모국어 습관을 빌려 사용할 수도 있다. 만약 모국어의 역할에 대해 좀 더 인지적인 의견을 받아들인다면, 훨씬 더 다양한 논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 발달의 자연스러운 경로
대조분석가설의 한 가지 전제는 모국어에 따라 다른 종류의 장애를 가진 부정적 전이의 결과로 서로 다른 모국어를 가진 학습자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제2언어를 습득한다는 것이다. 대조 분석 가설에 맞서는 것으로 제2언어 학습자들이 제2언어를 습득할 때 보편적인 경로를 따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능성은 어린이들이 모국어의 의문문이나 부정문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법적 형태소를 습득할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로를 거쳐 학습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에 의해 권장되었다.
만약 이것이 제2언어 습득에서 학습자의 오류가 보여주듯이 부정적 전이가 학습자 오류의 주요 원인이 아니라면, 제2언어 습득이 자연스러운 발달 루트를 따른다는 것은 마땅하지 못한 가설이다. 즉, 모든 학습자는 모국어와 관계없이 제2언어의 문법 규칙을 고정된 순서대로 배운다.
이렇다면 주요한 논점은, 만약 언어발달에 '자연스러운' 경로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다. 관련된 논점으로 모국어 습득 발달 루트와 제2언어 학습 발달 루트가 일치하는가? 라는 것이다. 바로 이것을 '제2언어 = 모국어 가설'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모국어 학습과 제2언어의 학습이 학습자가 갖고 있는 학습전략의 결과로써 대단히 비슷하다고 얘기한다. 모든 언어 학습자들이 마주치는 '암호 풀기'는 인간 언어 능력의 특징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구조의 적용을 통해서 가능해진다.
'모국어 = 제2언어 가설'은 2가지 방법으로 연구되었다. 1가지는 학습자 오류분석을 통해서이다. 언어학습자 언어의 표본을 수집해서 연구하는 것인데, 학습자들이 발화하는 오류의 서로 다른 유형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들은 대조 분석 가설에 의해 예상될 수 있는 오류인지, 모국어 발달 루트에서 발생하는 발달적 오류와 비슷한지에 따라서 구분 지어진다. 대부분의 발달적 유형의 오류는 제2언어 습득 진행 과정과 모국어 습득 진행 과정이 흡사하다는 증거를 보여준다. 오류분석은 제2언어 = 모국어 가설을 확인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만약 오류가 거의 없는 구조를 학습한 뒤, 오류가 많이 내포된 구조를 배운다면, 이는 오류 빈도에 의거하여 발달 순서대로 작용한다고 여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복수형 어미 오류의 비율이 대명사 오류보다 더 높다면, 복수형 어미의 습득이 대명사보다 더 늦어질 것이다. 장애 순서와 습득 순서를 동일화함으로써, 발달 진행 과정은 성립되고 제2언어는 모국어와 같다는 가설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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